2007년 07월 02일
[로이에드] 그 어느 날 밤.
여느때처럼 평화로운 센트럴 군부.
하지만 그 내부를 살펴보면, 속닥속닥거리는 잡음과 함께 조심스러운 만세소리가 옵션으로 울려퍼지고 있었으니.
이 세상에서 무서울 것 하나 없는 근성들의 집합체, 센트럴 군부를 이토록 얌전하고 조신하게 만드는 그 소문은 바로...
다름아닌 요리사가 온다는 소식.
'그깟 게 뭔 대수냐' 하고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여태껏 군부에게 음식을 만들어 준 사람은 다름아닌 호크아이 중위.
대령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체로써 지금도 군부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걸 누님.
아무리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이라도, 그녀의 총 앞에서 부들부들 떨지 않을 만큼 강철 담력을 가지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니, 그런게 이 세상에 존재할까?!
여하튼,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은 가능한 한 삼가야 할 인류최후의 과제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중위가 전혀 요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실력도 왠만큼하고, 가끔, 아주 가끔은 맛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배는 채울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가.
그러나 리자를 성실히 마리아 로스 양이 죽어버린(?) 이후.
이제 그들은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스튜에 둥둥 떠 있는 마요네즈와 빵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밀가루반죽들의 잔해.
파이에 그대로 담겨서 아삭아삭 씹히는 과일껍질,
겉은 타고 속은 덜 익은 옥수수 마카로니,
정체불명의 검은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 등등.
그녀의 기분이 최저일 때는 더한 것을 먹을수도 있었다.
샌드위치에 물컹. 한 재료가 담겼던 그 결정적인 사건 이후.
마침내 더이상 참지 못하게 된 대령은 유능모드를 10분 발휘, 리자양의 날카로운 눈을 슬쩍슬쩍 피해가며 요리사 구인광고를 끊임없이 해온 것이었다.
실로 피나는 노력. 그리고 마침내!
구원의 요청이 온 것이었다!
진심으로 눈물을 흩뿌리며 로스양을 그리워하던 전군은 '요리사가 온대!' 라는 소리가 '하느님이 강림하신대!' 로 들리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쉽게 말하자면, 눈썹을 파르르 떨던 리자양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는 이야기이다.
하보크의 애인용 달력에 요리사의 이름이 적혀있을 만큼 그의 인기는 정말 폭발적이었다.
리자양이 서류를 전달하려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번개같이 사무실로 달려들어가 앞으로 먹게 될 음식다운 음식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이 어느새 일과가 되어버릴 정도.
뭐, 그것이 요리사가 오기 하루 전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있겠는가.
"다코야끼로 하자고 다코야끼!"
"갈비찜 덮밥이 뭐니뭐니해도 최고라네!"
"아아, 후식으로 제대로 된 샐러드를 먹을 수 있어..."
"생채무침 좀 먹어봅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침묵을 지키는 아이들, 아니.
소년 한 명과 갑옷 하나(?)는 그저 시무룩하게 있을 뿐이었다.
다름아닌 알폰스 군과 에드워드 군.
뭐, 알폰스는 아직 몸을 찾지 못해서 음식 자체를 먹을 수가 없는 것이니 그렇다고 치고.
언제나 항상 원기왕성발랄 에드군이 오늘따라 암울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절정에 다다른 그들의 수다가 한층 수그러질 무렵이었다.
아니, 이제는 거의 하보크와 암스트롱의 열화같은 말다툼으로 번져갈 무렵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을 것이다.
"대장! 대장도 다코야끼에 찬성이지?"
"어허, 사내는 갈비찜 덮밥이라니까!!"
그 와중에도 리자양의 잔소리가 겁이 났던지, 열심히 밀린 서류를 작성하던 로이군마저도 잠시 허리를 펴고 에드를 쳐다본다.
이로써 모두의 주목을 한 눈에 받게 된 에드!
"...."
그러나 침묵으로써 일관할 뿐이었다. 반응이라면 아주 살짝 고개를 움츠린 정도.
방 구석에서 스멀스멀거리던 암흑의 오로라가 순식간에 사무실 전체를 잠식하고는,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한 순간의 묘한 침묵.
"저기, 형~."
알폰스가 몇 번 그의 형을 툭툭 쳐봤으나 그래도 대답은 커녕, 이제는 아무 반응도 없다.
이 무시무시한 침묵에 구원을 줄 사람을 찾기 위해 사무실 안 모든 사람들은 주위를 휘 둘러보았으나, 그 동작이 오히려 더 암울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뿐이었다.
정녕 분위기메이커는 이 군부에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아니. 하나 있다.
일동들은 자타가 군부 최고의 모에캐릭터로 칭하나, 지금은 회전의자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암흑의 오로라를 피해가는 로이 머스탱 대령을 빤히 쳐다보았다.
대령의 시선은 정면에서 묘하게 옆을 향해 꺾여 있었으나, 집단으로 쏟아내는 무언의 항변용 레이저빔을 막아낼 재간은 그에게도 없었다.
그는 귀차니즘의 표정을 역력히 드러내며 딱, 한마디를 던졌다.
"3초내에 입 열지 않으면 앞으로 전 음식에 우유를 첨가해달라는 특별건의사항을 써버리겠네, 강철 군."
...무언가 쌈박하면서도 강렬하다!
에드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로이를 쳐다보았다.
'누가 최첨단 망원경으로 관찰해도 세포 한가닥 보이지 않는 꼬맹이란 거냐!'
라는 평소의 어투를 쓰지는 않았지만, 금빛 눈은 항의로 소리없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중이었다.
"어디까지나 건의사항이었네."
비록 지금은 전혀 문서를 작성하지는 않는다만, 무능이라고 해서 건망증이나 치매까지 있지는 않았기에 두고두고 잊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에드는 약간 주춤하더니 로이 군이 입을 채 열기도 전에 빠르게 입을 놀렸다.
하지만 너무나 빠른 나머지 사람의 귀로는 도저히 들을 수가 없는 그 무엇.
대령이 이마간의 양주름을 약간 잡았다.
"천천히 말하게나. 숨 넘어가겠네."
에드가 떨리는 한숨을 내쉬더니 한 글자 한 글자 똑바로 떼어가며 정확히 말하기 시작했다.
"우. 리. 엄. 마. 가. 만. 든. 메. 론. 빵."
그리고는 모두가 그 개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도 전에, 그는 알폰스까지 버려둔 채로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아까보다도 훨씬, 훨씬 더 무거운 침묵.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형의 뒤를 쫓으려던 알폰스조차 뭔가 무안해진 듯, 뒤통수를 긁적인다.
"아, 죄송합니다! 저희 형이 요즘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거든요. 저희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날이 하필이면 요리사가 오는 날 다음이라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게 그냥 좀 싫었나봐요."
"......."
"에, 금방 나아질 거에요. 그럼!"
콰앙! 하고 문 닫는 소리와 복도를 황급히 달려나가는 듯한 발걸음.
그 기다란 여운을 남기는 소리를 빼고는 사무실은 고요했다.
결국, 오늘도 무증대령은 엄청난 일을 하나 저질러버린 것이었다.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는 눈총에 로이는 목덜미에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상황속에서, 구두에 박힌 징소리를 울리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리자 양은 차라리 천사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방금 에드 군이 울면서 뛰쳐나가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그러나 무능에게는 행운의 여신까지도 외면하실 수밖에 없나보다.
이제는 거의 질식직전까지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무거운 공기 속, 하보크가 정적을 깨어버렸다.
"대령, 심하셨어요."
"뭐, 뭐가! 난 분위기를 업시키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 뿐이라고!"
그러나 이미 늦은 것은 돌이킬 수가 없으니.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로이대령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서 거의 살인까지 할 수 있을 만한 강도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의외로 소심하고 겁 많은 휴리 상사마저 결정적인 한 마디.
"하지만, 대령때문에 대장이 울었다잖아요.."
'울었다잖아요.'
'울었다잖아요.'
'울었다잖아요.'
'울었다잖아요.'
대령마저도 그 말은 무언가 심한 충격인 듯, 한참을 멍히 앉아 있다가 결국에는 아예 몸통째 뒤로 홱 돌아버리고 만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차곡차곡, 정성스럽게 모아둔 온갖 말들을 총 쏘듯이 내뱉는 군부들.
그러나 이제 로이는 귀까지 꼬옥 막은 채 '몰라! 난 모른다고!' 라는 무능다운 말을 내지르는 중이었다.
그것은 어느 악덕 국회의원의 청문회 무삭제판 장면보다도 훨씬 더 넘어선 차원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로이의 머리카락을 스치듯이 지나가며 뒤의 유리창을 와장창창 깨뜨려버리는 누군가에 의해 그 광분은 곧 멈취지게 되었다.
식은땀이 등까지 줄줄줄 흐르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로이는 본능적으로 팔을 쳐들고 뒤로 돌아섰다.
"무슨 일인지, 저에게, 좀, 설명을, 해주실수 있겠습니까??"
아, 역시 그것은 리자 누님의 총알이었다.
쓸데없는 투정이었어.
에드는 씁쓸하게 웃음지었다.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인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죄까지 저질러 놓고서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이지?
그는 약간 고개를 돌려 이젠 거의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센트럴 군부 건물을 쳐다보았다.
알폰스에게는 이미 말해 놓았고, 어제 한창 요리사 환영식을 벌여놓았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모두 곤히 자고 있을 것이었다.
아마 정오쯤에야 자신이 없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뭔가 조금 서글퍼지는 기분을 느끼자 그는 매몰차게 고개를 뒤로 돌려버렸다.
어차피 어머니 무덤에 성묘만 잠깐 갔다 올라올 건데도 왜 자꾸 눈시울이 아픈지.
아아, 어쩌면, 정이들어버렸을지도.
피식.
"쓸데없는 소리."
삐걱대는 오토메일에 기름칠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 하는데 발이 허공에서 대롱대는 탓에 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어디로 가는 길이신가, 강철 군?"
이런. 벌써 들켜버린 듯하다.
장갑 낀 손에 붙들리는 듯한 감촉과 함께 낯이 익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있는 것이었다.
머스탱 대령이다.
좀더 빨리 걸었다면 좋았을 걸, 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이 야심한 밤에 어딜 가려 하는 거냐고 물었네."
"...어머니 무덤에 한번 갔다오면 안될까? 곧 기일이시거든."
스산한 침묵.
그는 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미련때문에 기대해 버리다니.
그저 대령에 의해 군부로 질질질 끌려갈 것을 기다릴 뿐이었다.
마침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발걸음.
그런데, 군부 건물과는 반댓길이다?!
그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대령을 올려다보았다.
물론 불빛하나 없는 새벽인데다가 달도 구름에 가려져 있는 체인지라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지금 무척 즐거워하는 표정일 것이라 짐작할 뿐.
"어디로 가는 거야?"
"엄마가 직접만든 메론빵을 먹고 싶다며."
순간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그냥 심술이 생겨서 툭 내뱉은 말인데, 그런 걸 기억하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그, 그렇다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뭐. 근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니까?!"
발이 땅에 툭 닿는 느낌에 에드는 왠지 모르게 아쉬워지는 느낌.
무겁다며 투덜대는 말투에 발끈해 뭐라 반발할 말을 찾으려는 찰나, 오토메일을 잡는 그의 강한 손길에 화들짝 놀라버렸다.
"까짓 거 먹을 수도 있지, 안 그런가?"
아.
달빛이 환히 튀어나와서는 대령의 얼굴을 환히 비춘다.
얼굴가득 미소짓는 모습.
볼까지 빨갛게 익은 에드와, 휘파람까지 불며 경쾌히 발걸음을 옮기는 로이.
그리고 장갑의 천 사이를 경계로 닿아있는 두 손.
에드는 당황했다.
사람의 얼굴이 그렇게 환히 빛날 수가 있다니, 착시도 보통 착시가....
"메론빵주세요."
놀이동산에서 나올 법한 공포의 집처럼 생긴데다가 구질구질하다.
아마 저 안에 들어가면 먼지들이 폴폴폴 날아와 목구멍을 다 가로막아버릴꺼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모기만한 소리로 욕설을 중얼거리면서 대령을 쏘아보았다.
그러나 그는 천진해보이는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으쓱할 뿐이었다.
"저런저런, 그렇게 굶어죽어가는 소리로 동정심을 일으킬 것까지는 없는데. 역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키가 작은 콩군에게는 무리였나?"
"...어머니 나 메론빵 주세요!"
"어머니라니, 좀 더 친숙하게 말해야하지 않겠나?"
울컥.
"아악! 갈꺼야! 이런 낡은 집에서 메론빵은 무슨 메론빵이야!!!"
뭔가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에 우스워졌지만 대령은 애써 목구멍까지 꽈악 차오르는 웃음을 참을 수가 있었다.
세상에. 몰이 새빨개진 체 씩씩 콧김을 내뿜고 있는 에드워드란.
여태까지의 애어른같은 평소이미지와는 달리 너무나도, 귀여웠다.
숨 넘어가는 소리가 작게 새어나갔는지, 그는 얼굴을 더욱더 붉히며 지금까지 꿇고 있었던 무릎을 일으켰다.
"아아, 진정하라고. 낡은 집이라니. 여기는 사당이라는 엄연한 이름이있다고."
"사당?"
"동쪽에 있는 풍습이지. 진지하게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지 성취된다네."
...정말 있다면 사람 놀리는 장난감 집이란 말이군.
이젠 입천장까지 치솓아오르는 욕설을 애써 참으며 그는 다시 무릎을 꿇었다.
딱 한번만 빌어보고, 이번에도 안된다면 정말 대령이고 뭐고 땅 속에 처박아주리라.
두 손을 모으고 눈까지 질끈 감으며 에드는 소리쳤다.
"엄마! 나 메론빵 주세요!!"
분명 뒤에 있는 저기 저 무능인간은 이 상황을 즐기면서 킬킬대고 있으리라.
아무 반응도 없는 고요함. 에드가 곧장 일어나 로이에게 달려가 멱살을 잡기 적전의 순간이었다.
퍼억!
무언가 묵직한 물체가 엄청난 속도로 부딪쳤음을 느끼고 그는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눈앞에 별이 보인다' 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착실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정말 눈앞이 번쩍할 만큼 아프다.
이번엔 눈앞에 진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알폰스의 몸을 되찾아버릴 지도 모른다고 멋대로 상상해버리는 순간이었다.
대령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걸 보면 아직은 살아있나보다.
"젠장, 좀 얌전히 던져줄 수는 없는 건가?!"
누구에게 불평을 하는 건지.
아무튼 그는 몸을 툭툭 털며 일어서는데에 가까스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뭔가 아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자루.
에드는 눈꺼풀만 깜빡깜빡거리다가 마침내는 천천히 밧줄에 칭칭 묶인 입구를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튀어나온 물체.
에드는 경이에 어린 감탄사만 내뿜을 뿐이었다.
"아... 에?"
그렇다.
놀랍게도 그 상자엔 정말로 메론빵이 들어있는 것이었다.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것과 사이즈도 틀리지 않을 뿐더러, 무늬까지 똑같다.
게다가, 약간의 온기까지 남아있다!
귀신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그는 최대한 일그러지지 않은 빵을 골라 덥썩 한 입 물어뜯어보았다.
베어물자마자 향긋하게 풍겨오는 메론맛, 그리고 냄새.
팔에 돋는 소름을 털어내며 에드는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결국에는 로이에게 부딪쳐 휘청거리기까지 한다.
"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이건 말도 안된다고?! 어떻게,"
"왜, 맛이 다른가?"
오히려 조금도 이상하지 않아서 더 이상한 것이다.
"아, 하하. 꿈인가 이거? 역시 꿈이 아니고서야 이런,"
꼬집!
졸지에 볼이 쭈욱 늘어나게 되버린 에드는 대령을 노려다보았다.
그의 능글맞은 얼굴과 어울려 꽤나 아이러니.
"웃어보게나."
"으에?"
"소원을 비니깐 정말로 자네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메론빵이 떨어지지 않았나. 아무리 기일이시라지만 자네 어머니도 이런 때에는 기뻐해주는 것을 더 좋아하실 것 같네만?"
그런 억지가.
대령의 팔에서 빠져나올려고 발버둥을 쳐보지만 오히려 볼만 늘어날 뿐.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문득 사당의 지붕 위에서 무언가 쿵! 하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급히 눈동자를 치켜올렸다.
하지만 그 곳에 앉아있는 것이라고는 하얗게 윤이 나는 반달과 풀벌레소리.
정말로, 동쪽이란 곳은 이상하고도 신기한 일이 많은가 보다.
도대체 저 허름한 집 어디가 이런 묵직한 자루를 짊어질 힘이 있느냔 말이다.
'수상해' 라는 눈빛으로 대령을 쳐다보지만 그 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조차도 자신이 다 믿을 것이라 생각했던지, 찔린다는 기색은 커녕 초롱초롱한 검은 눈에 기대감까지 담고 있다.
에드는 실로 오랜만에, 소리까지 내어가며 웃었다.
얼마나 웃어댔을까.
심장이 쾅쾅 뛰어서 호흡 곤란의 상황이 될 때까지 웃던 그는 이번엔, 방긋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고마워, 대령."
그런데, 분위기가 한창 좋아지려는 참에 갑자기 대령이 에드를 땅에 내팽개쳐 버리는 것이 아닌가.
덕분에 한 순간 비틀하고 넘어져 엉덩방아까지 찍게 된 에드는 어이가 없어진 나머지 벌떡 일어나, 빵이 가득 든 자루를 들고 어느새 저 언덕너머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로이의 뒷모습을 바싹 쫓았다.
"뭐야 뭐! 갑자기 뭐냐고 대령!"
"...얼굴에 빵가루하고 침 범벅."
"에? 거짓말!"
"아아. 그리고 웃을 때 얼굴, 좀 많이 위험했다네."
"위험하다니 뭐가! 그러니까 왜 웃어달라는 쓸데없는 요구는 해가지고!!"
창백하고 싸늘한 은빛 달이, 로이의 뺨을 식혀주려는 듯이 스쳐 지나간다.
P.S 다음 날, 어디에서 굴렀는지 허리를 심하게 삐끗한 하보크와 신고식으로 엄청난 음식(그것도 빵만 잔뜩이었다고 한다.) 를 만들어내고 병으로 앓아누운 요리사.
결국, 요리사는 하루도 안 되어 센트럴 군을 나가버렸으며,
이번에도 군부 일동은 무언가를 잔뜩 싸안고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리자양의 뒷모습을 불안스레 지켜보아야만 했다.
뭐, 나름대로 해피엔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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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작품은 진짜 개판오분전.
두번째로 쓴 소설인데.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아 응ㅠㅠ???<자학
# by | 2007/07/02 16:24 | BL소설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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